철학 및 글짓기

엑스페리먼트 감상문

치킨먹고싶어요 2022. 5. 30. 15:33

사회적 금지가 필요한 순간

 

영화: 엑스페리먼트


추악한 인간의 본성


인간에게 권력만 있고 금지가 없을 때, 인간은 권력만 생각하고 타자에 대하여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타자에 대한 생각이 없어지면, 타인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사물로 봅니다. 이때 인간의 추악한 본성은 타인을 물건 다루듯 사용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영화 엑스페리먼트에서 교도관 역이 죄수들에게 하는 행동에서 드러납니다. 처음에는 푸시업을 시키고 각종 시비를 거는 정도로 가벼웠지만, 이렇게 행동해도 아무도 교도관을 벌주거나 눈치 주는 자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점점 죄수들을 타인이 아니라 단지 죄수로 생각하며 납치하여 고문하고, 강간미수, 살인까지 저지르게 됩니다.


금지가 없을 때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처음으로 교도관이 죄수들에게 모욕감을 준 뒤에 다른 교도관에게 봤지? 하라는 대로 하잖아 즐거워하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금지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첫 번째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 이 일을 시작으로 인간 본성의 추악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모습은 전체주의도 드러납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말로 못할 짓을 하던 일본 병사도, 유대인을 학살하던 나치에게도 금지가 없다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한 후 저지를 수 있는 악행이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한 시도 – 한나 아렌트


이러한 악행을 막기 위해 한나 아렌트는 철저한 사유 주장합니다. 철저히 타자의 입장에서 사유하지 않으면 타인을 인간이 아닌 물건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사유로서 추악한 인간 본성을 막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누구나 위 같은 권력을 가진다면 현실 자체를 막는 튼튼한 벽으로 에워싸여 있었기에 금지가 없어지며 타인이 물건처럼 보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추악한 본성을 막을 수 있을까요?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


무분별한 권력에 사회구조와 체계로서 금지를 심어 주어야 합니다. 이는 당연하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역사상 어떠한 권력도 금지 없이 만들어진 것은 없습니다자본주의도 경찰도 간접민주주의도, 법이라는 금지 안에서 만들어지며 성장해온 것입니다. 법 또한 사회적 금지 안에서 만들어지며 성장해온 것이지요.


금지에 철저한 사유가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인간에게 권력만 있고 금지가 없을 때 타인을 물건처럼 생각하는 본성을 가졌으므로 사회적 금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추악한 본성이 지배했던 일제를, 나치를, 독재를 경험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미얀마에서는 학살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강력한 사회적 금지에 대한 철저한 사유가 필요한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