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및 글짓기

비트겐슈타인 철학

치킨먹고싶어요 2022. 5. 30. 13:28

맹목적으로 따라야 할 언어놀이

쓰임에 따라 달라지는 의미- 비트겐슈타인은 “한 낱말의 의미는 언어에서 그것의 쓰임에 있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착하다”라는 언어는 “타인에게 배려를 잘 한다”라는 좋은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잘 속아 넘어간다”라는 부정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고로 언어의 쓰임에 주목하여 각 상황에 맞는 언어 규칙을 사용해야 합니다.

다른 공동체 간의 언어놀이 충돌- SNS에서 이러한 문제가 두드러집니다. ‘존나’와 같은 단어는 ‘좆’이라는 남성의 성기를 비하하는 어원에서 출발하였지만, 현대에서는 단순히 강조를 위한 언어로 쓰입니다. 이 단어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이를 공공장소에서 사용할 시 탐탁치 않은 시선을 보내곤 합니다. 그래서 가끔씩 이 언어를 두고 금지할지 말지에 대하여 공동체 간의 충돌이 발생합니다.

비트겐슈타인과 시골마을의 언어놀이의 충돌- 이러한 상황은 비트겐슈타인이 교수를 그만두고 오스트리아의 시골마을에서 교사생활을 할 때 겪은 일과 비슷합니다. 그는 논리적인 자연과학적 언어만이 옳은 언어규칙이라 여겨 시골사람들에게 자신의 언어 양식을 강요하였지만, 시골사람에게는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양식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언어방식은 유복하고 지적인 분위기에서 자란, 자기와 비슷한 사람에게만 어울리는 양식이었을 뿐이었습니다. 이미 시골사람들은 시골사람끼리 완벽한 언어생활을 구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맹목적으로 따라야할 언어규칙- 마찬가지로 ‘존나’라는 단어를 이미 아무 문제없이 사용하는 공동체는 완벽한 언어생활을, 불편하게 여기는 다른 공동체 또한 완벽한 언어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언어 놀이에서 다른 공동체와 충돌을 일으키는 언어를 제거하려는 혹은 추가하려는 시도는 공동체의 언어생활을 망치게 함으로, 올바르지도 성공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비트겐슈타인이 시골마을 공동체와 어울리기 위하여 시골마을의 언어 규칙을 맹목적으로 따랐던 것처럼, 다른 공동체와 충돌하지 않기 위하여는 그 공동체의 언어 규칙을 맹목적으로 따라야 할 것입니다.